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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문제로 미션 종료라고 해서, 불가해(不可解)한 문제 탓에 조기종결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율리시스(Ulysses)본 수명의 무려 4배에 가까운 18년 9개월 동안 태양에 관한 관측을 진행해 왔습니다.

원래는 NASA와 ESA에서 각각 1대씩 제작하여 총 2대를 발사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1981년에 NASA 측 계획이 취소되어 탐사체는 ESA에서만 개발하고 NASA는 우주왕복선을 통한 발사지원방사성 동위원소 열전기 발전기(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의 제작을 지원했습니다. 이 시점에 ESA의 요청으로 미션 명칭이 International Solar Polar Mission에서 율리시스로 변경되었습니다. 우주왕복선에 의한 발사는 1986년에 챌린저호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다들 아시는 것처럼 챌린저호는 1986년의 그 해 첫 비행에서 폭발사고를 당했기 때문에 율리시스가 실제로 발사된 것은 디스커버리호가 수행한 1990년의 STS-41이었습니다.

지구 궤도상의 율리시스 상상도 지구 궤도상의 율리시스 사진

율리시스는 지금까지 수행된 탐사 중에서 여러 면에서 독특한 탐사선입니다. ESA에서 수행한 가장 장기간의 미션이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현재까지 발사된 태양계 탐사선 중 유일하게 황도면(黃道面)을 벗어난 궤도를 가지고 있으며, 뉴 호라이즌스(New Horizons)가 발사되기 전까지 인류가 만든 가장 빠른 물체였습니다.

태양공전 2주기 궤도 예상도
Credit: NASA/ESA,

태양공전 2주째의 궤도예상도. 율리시스는 6년 2개월의 주기로 공전합니다.

특히 이 중에서 황도면에서 80˚의 경사를 가진 궤도는 과학자들에게 여태껏 어느 탐사선도 전달해주지 못한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태양계의 행성을 탐사하도록 제작된 탐사선은 황도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율리시스가 탐사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황도면 위와 아래, 즉, 태양계의 절대적인 영역에 대해서 아무런 탐사정보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율리시스 이외의 탐사선이 태양계를 2차원적으로 탐사했다고 하면, 율리시스는 이 2차원에 z 차원을 덧붙임으로써 태양계의 관측정보를 비로소 3차원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 3차원 좌표는 감마선 폭발(Gamma ray burst)의 측정을 위한 행성 간 네트워크(InterPlanetary Network)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행성 간 네트워크는 활동 중인 탐사선의 감마선 폭발 검출기(GRBs detector)를 연계하여 자료를 얻고자 하는 프로젝트로, 이 프로젝트는 탐사선 간의 연동좌표의 교집합 자료를 분석하여 진원지를 찾아내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z 차원에 대한 해상도를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율리시스의 존재는 매우 중요합니다.

율리시스는 이미 작년 2월에 몇 주 밖에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노후화된 기기가 차례로 기능을 멈춰가고 있기는 했지만 결정타는 연료가 되는 히드라진(hydrazine)의 결빙(結氷)을 막기 위한 출력이 떨어지는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엔지니어링 팀에서 가까스로 히드라진의 결빙을 막을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극적으로 활동기간을 연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확보된 추가 미션 기간이 이제 1년에 이르렀고, 율리시스 미션 팀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고 판단, 최후의 명령을 지난 6월 30일에 율리시스로 전송했습니다.

2009 NASA 명예상을 수상한 율리시스 미션 팀원들
Photo: Khee Chan,

2009 NASA 명예상을 수상한 율리시스 미션 팀의 기념사진. 좌측부터 니겔 에인골드(Nigel Angold), 키 창(Khee Chan), 페르난도 레벨로 데 카스트로(Fernando Rebelo de Castro), 브루스 브라이머(Bruce Brymer), 데이비드 홀(David Hall), 구스 매킨토시(Gus Macintosh), 에드 메시(Ed Massey)입니다.

율리시스 팀은 6월 9일에 제트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에서 있었던 2009 NASA 명예상 시상식(2009 NASA Honor Awards)에서 장기간의 뛰어난 업적을 인정받아 단체공로상(Group Achievement Award) 등을 수상했습니다. 지난해에는 Space Ops Award를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본 수명
제작 시 예상수명은 5년이었습니다.
우주왕복선을 통한 발사지원
원래 우주왕복선의 발사비용은 발사를 의뢰한 업체에서 100% 제공하게 되어 있었습니다만, 챌린저호의 사고 이후부터 상업적 의뢰는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미션 명칭이 International Solar Polar Mission에서 율리시스로 변경되었습니다
율리시스는 그리스의 명장 오디세우스(Odysseus)의 라틴명입니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귀환하는 도중 포세이돈(Poseidon)의 아들인 퀴클롭스(Cyclopes)를 죽이고 말아 10년 동안 낯선 곳을 헤매야 하는 저주를 받았습니다. 율리시스 미션의 탐사지역이 인류 미답(未踏)인 것을 빗댄 명명입니다.
황도면(黃道面)
지구의 공전 궤도면을 천구 위에 투영한 평면.
감마선 폭발(Gamma ray burst)
초신성(supernova)의 백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방출하는 별의 폭발. 원인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극초신성(hypernova)의 폭발이라는 이론이 가장 유력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탐사선 간의 연동좌표의 교집합 자료를 분석하여 진원지를 찾아내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확히 multilateration을 사용합니다.
가까스로 히드라진의 결빙을 막을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2시간마다 짧게 노즐을 분사함으로써 히드라진의 결빙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2009 NASA 명예상 시상식(2009 NASA Honor Awards)
NASA 협력업체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코오롱이 탄소나노튜브 기술로 '윗컴 앤 홀로웨이 기술이전상(Whitcomb & Holloway Technology Transfer Award)'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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