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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셀라두스의 남극에서 솟아나오는 얼음과 수증기의 거대분출 엔셀라두스 거대분출의 착색사진

포스트베르그(Postberg)와 슈나이더(Schneider)를 리더로 하는 두 과학자 그룹이 24일과 25일에 걸쳐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Enceladus)의 대양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논문을 각각 네이쳐 온라인 판에 발표했습니다. 카시니(Cassini)는 이에 대한 확장 미션인 카시니 에퀴녹스 미션(Cassini Equinox Mission)을 작년부터 진행해 왔으며, 이로써 엔셀라두스는 태양계 내에서 지구 이외에 물의 존재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군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엔셀라두스의 지하에 대양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실마리를 던져준 현상은 엔셀라두스의 남극에서 솟아나오는 수증기(water vapour)와 얼음알갱이(ice grains)로 구성된 거대한 분출기둥(geyser)입니다. 발견된 것은 2005년, 카니시 궤도선에 의한 것으로, 그 이전에 토성을 통과하며 엔셀라두스를 촬영했던 보이저 1(Voyager 1), 보이저 2(Voyager 2)의 사진에서도 엔셀라두스의 표면에 평범하지 않은 무엇인가가 있다는 점은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시 보이저 1호는 토성의 E–링(E–ring) 부분에서도 가장 응집도가 높은 부분에서 엔셀라두스를 발견했습니다. 지름이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Titan)의 1/10에 불과한 500㎞ 정도이며, 비상(非常)하게도 표면반사율이 거의 80%를 넘어서는데, 이는 엔셀라두스의 표면이 거울과 같이 반들반들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통 암석형 천체는 달처럼 수많은 크레이터로 말미암아 요철이 심한 지형을 이루지만 위성인 엔셀라두스의 표면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표면에 어떠한 특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후 보이저 2호가 전송한 엔셀라두스의 근접 사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엔셀라두스의 표면은 매우 오래된 크레이터부터 10억 년 정도로 추정되는 비교적 새로 생긴 지형까지 매우 다양한 지형이 존재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원인은 카시니–하위헌스(Cassini-Huygens)가 토성에 도착하기 전까지 많은 부분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엔셀라두스 근접사진
Credit: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일반적인 암석형 천체와는 다르게 엔셀라두스의 표면에는 크레이터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엔셀라두스 표면을 침식시키는 요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이런 엔셀라두스의 특징의 근본적인 원인은 표면 온도가 행성지질학자들의 예상과 크게 달랐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애초에 엔셀라두스는 일반적인 행성이나 위성처럼 매우 차가운 천체일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2005년에 카시니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엔셀라두스의 표면은 예상 외로 매우 온도가 높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엔셀라두스의 표면반사율은 80%에 이르기 때문에, 반대로 말하면 표면에 도달하는 20%의 태양빛만으로는 위와 같은 관측결과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이 현상의 열원으로서 엔셀라두스 내부의 지각활동을 제시하고, 엔셀라두스 남극의 분출기둥은 지각 내부의 활동으로 말미암은 화산활동으로 설명했습니다. 남극의 높은 온도는 이 분출에서 발생한 열의 잔재입니다. 이로써 엔셀라두스는 지구, 이오(Io)와 함께 태양계 내에서 화산활동이 관측된 3대 천체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엔셀라두스는 이외에도 지질학적으로도 매우 활동적인 위성에 해당하여, 지금까지 52가지의 지질학적으로 특징적인 현상이 알려졌습니다. 그중에서도 남극의 분출기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현상은 호랑이 무늬(tiger stripes)라 알려진 현상으로, 과학자들은 이 현상이 내부의 대류현상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지질학적 현상은 이미 유로파(Europa) 탐사에서도 알려진 바가 있습니다.

엔셀라두스의 남반구 지도
Credit: DLR and NASA/JPL/Cassini Imaging Team,

남극을 중심으로 제작된 엔셀라두스의 남반구 지도입니다. 호랑이 무늬 현상을 확실하게 볼 수 있습니다.

카시니는 NASA, 유럽우주연합(European Space Agency), ASI가 연합하여 1997년에 발사한 카시니–하위헌스 호의 궤도선에 해당하는 부분의 명칭입니다. 착륙선인 하위헌스는 2005년에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에 착륙해 약 90분간 자료를 지구로 전송했습니다. 이후 궤도에 남아있는 카시니는 계획된 미션을 모두 수행하고, 작년에 2년으로 계획된 추가 미션을 부여받았습니다.

엔셀라두스의 지하 대양에서 기원한 E-ring의 얼음 덩어리에 존재하는 나트륨염
원제: "Sodium salts in E-ring ice grains from an ocean below the surface of Enceladus". 카시니의 우주먼지 분석기(Cosmic Dust Analyser)를 사용하여 E-링의 구성성분을 분석한 결과 액체상태의 물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이는 대량의 나트륨염이 발견되었습니다. 지난 2006년에 이미 E-링의 구성물질은 엔셀라두스의 분출이 기원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엔셀라두스의 지표 아래에는 액체상태의 물, 즉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엔셀라두스의 수증기 기둥에서 나트륨염이 발견되지 않음
원제: "No sodium in the vapour plumes of Enceladus". 엔셀라두스의 분출기둥을 지구 상에서 분광분석 망원경(spectroscopic telescopes)으로 관측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현재의 분출기둥에서는 나트륨염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관측결과가 나왔습니다. 논문에서는 나트륨염의 존재에 대해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다른 메커니즘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매듭지었습니다.
E–링(E–ring)
토성의 링 중 포에베 고리(Phoebe ring)를 제외한 가장 바깥부분에 존재하는 링.
토성의 링과 위성 위치도
지름이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Titan)의 1/10에 불과한 500㎞ 정도이며
서울~부산 간의 거리가 약 500㎞입니다.
10억 년 정도로 추정되는 비교적 새로 생긴 지형
태양계의 형성은 약 45억 년 전에 이뤄졌으므로, 지질학적 변화가 없는 위성, 소행성은 지질학적 나이가 곧 행성의 나이와 같습니다. 지구는 지각변동에 의해 계속해서 새로운 지각이 형성되고 있으므로, 지질학적 나이가 행성의 나이와 같지는 않습니다.
이오(Io)
목성의 위성. 지구 외에 처음으로 발견된 화산활동이 일어나는 천체입니다. 목성의 인력 때문에 지각 내부가 녹아 유황 화산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시니–하위헌스(Cassini-Huygens)
카시니–호이겐스. 2005년 12월 28일에 발표된 포르투갈어, 네덜란드어, 러시아어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호이겐스는 하위헌스로 표기된다고 하는군요. (...) 카시니는 17세기의 이탈리아/프랑스 천문학자인 지오바니 도메니코 카시니(Giovanni Domenico Cassini)의 이름에서, 하위헌스는 역시 17세기의 네덜란드 과학자인 크리스티앙 하위헌스(Christiaan Huygens)의 이름에서 따온 명칭입니다.
엔셀라두스의 표면은 예상 외로 매우 온도가 높다
엔셀라두스의 표면 적외선 분석결과
Credit: NASA/JPL/GSFC

좌측이 과학자들이 예상하던 엔셀라두스의 표면온도, 우측이 실제 관측결과입니다. 좌측의 예상은 태양빛의 영향을 고려한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남극에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뜨거운 열원이 존재하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 열원의 원인은 칭동(秤動)과 토성의 중력차로 인한 내부의 용융(融解)으로 생각됩니다.

ASI
이탈리아 우주국